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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길버트 그레이프> 길버트가 떠나지 못한 이유, 어니의 시선으로 본 세상, 불타는 집 사라진 과거

by borybory-click 2025. 3. 3.

영화 &lt;길버트 그레이프&gt; 관련 사진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는 작은 마을 엔도라에서 가족을 돌보는 길버트의 이야기 입니다. 가장인 그에게 초고도비만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어머니와 누나 에이미와 반항적인 여동생 엘렌, 지적장애인 동생 어니가 있습니다. 그러다 캠핑카를 타고 여기저기 자유롭게 다니는 베키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본 글에서는 길버트가 떠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탐구해 보고 아니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어떠한지, 불타는 집으로 인해 사라진 과거가 무엇인지 알아 보겠습니다.

1. 길버트가 떠나지 못한 이유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주인공 길버트는 작은 마을 엔도라에서 가족을 돌보며 살아갑니다. 그는 언제나 현실에 지쳐 있고, 어딘가로 떠나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정작 그는 떠나지 못한 채 같은 일상을 반복하죠. 길버트가 떠나지 못한 이유는 단순한 책임감 때문일까요? 아니면 더 깊은 심리적 이유가 있는 걸까요? 길버트는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합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는 엄마와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 어니를 돌보며 생활합니다. 그가 하는 일은 식료품점에서 일하고, 아니를 챙기고, 엄마를 돌보는 것뿐입니다. 그는 마치 자기 삶이 없는 것처럼 살아갑니다. 하지만 길버트가 떠나지 못한 이유는 단순히 가족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바꾸기를 바라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엔도라에서의 삶은 답답하고 숨 막히지만, 동시에 익숙하고 안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는 떠나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믿지만, 떠난 후의 삶이 어떨지 알 수 없기에 망설입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겪는 심리적 딜레마와도 닮아 있습니다. 영화에서 길버트는 끊임없이 뭔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입니다. 어니가 자라기를 기다리고, 엄마가 다시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자신의 삶이 나아지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변화를 만들기보다는, 변화가 저절로 찾아오기를 기대합니다. 그의 기다림은 마치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길 거야’라고 믿는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면서도, 어느 날 갑자기 기회가 찾아올 거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길버트처럼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그런 변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길버트의 기다림은 결국 그를 더 깊은 무력감에 빠지게 만듭니다. 그는 가족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떠나려는 순간마다 스스로를 가로막습니다. 심지어 베키라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도, 그녀와 함께 떠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길버트가 떠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가족을 책임져야 했고, 그래서 자신의 욕구를 뒤로 미뤄야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나는 가족을 돌보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에 갇혀 버렸습니다. 만약 그 역할을 내려놓는다면,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이처럼 길버트가 떠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책임감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변화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길버트는 결국 엔도라를 떠납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그에게 진정한 자유를 의미하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는 엔도라를 떠남으로써 외적인 환경은 바꿀 수 있었지만, 내면적으로 완전히 변화했을까요? 길버트가 기다렸던 ‘변화’는 결국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영화 내내 변화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그가 떠나는 것은, 결국 엔도라라는 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이지, 그가 진정한 결단을 내린 결과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자유는 무엇일까요? 진짜 자유란 단순히 어딘가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길버트는 가족과 마을에 의해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제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 점에서 길버트의 이야기는 단순히 가족을 책임지는 청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겪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영화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2. 어니의 시선으로 본 세상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어니는 발달장애를 가진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그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세상을 필터 없이 바라보는 순수한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인물들이 현실의 무게에 눌려 고민하고 망설이는 반면, 어니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니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어떻게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어니는 복잡한 사회적 규칙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습니다. 그의 세계에서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구분이 모호합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함이야말로 가장 솔직한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길버트는 자신의 삶을 책임감이라는 이유로 스스로 제한하며 살아갑니다. 그는 가족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합리화합니다. 반면, 어니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그가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며, 화가 나면 화를 냅니다. 그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으며, 자신의 욕구를 부끄러워하지도 않습니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감정을 숨기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사회적 기대 속에서 우리는 감정을 조절하고, 원하는 것을 참고, 해야 할 일을 우선시합니다. 하지만 어니의 시선을 통해 보면, 이러한 사회적 규칙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어니는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는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고, 길버트가 돌봐야만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어니가 길버트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기도 합니다. 길버트는 자신의 삶에 갇혀 있으며, 늘 선택을 미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니는 순간을 살아가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바로 표현합니다. 길버트가 화가 나서 어니를 때리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이 사건 이후 길버트는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아니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려 하지만, 어니는 그 상황을 오래 간직하지 않습니다. 그는 길버트를 원망하는 대신, 다시 그를 신뢰합니다. 이 장면은 용서와 감정의 순수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보통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으면 오랫동안 그 감정을 간직합니다. 하지만 어니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다시 길버트를 믿으며, 사랑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영화에서 어니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특별한 존재’로 여겨집니다. 마을 사람들은 어니를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놀리기도 하며, 때로는 측은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어니 자신은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는 그냥 자기 자신일 뿐이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대비됩니다. 우리는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고, 다름을 구별하려 합니다. 하지만 어니에게는 그런 구분이 없습니다. 그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편견 없이 대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의 몸무게나 사회적 시선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그는 길버트를 가장 사랑하는 형으로 여기며,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시선은 사회적 편견과 비교의식이 없는 ‘순수한 관계’를 가능하게 합니다. 어니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법을 알고 있으며, 우리가 세상을 좀 더 단순하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영화에서 길버트는 항상 자유를 꿈꿉니다. 그는 엔도라를 떠나기를 원하지만, 책임감과 두려움 때문에 떠나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니에게는 자유란 특정한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며 살아갑니다. 길버트에게 자유는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지만, 어니에게 자유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입니다. 그는 높은 물탱크에 올라가고 싶으면 올라가고, 초콜릿을 먹고 싶으면 먹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바로 표현합니다. 이런 모습은 자유가 단순히 물리적 이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에 달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때때로 자유를 먼 곳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더 좋은 환경, 더 넓은 세상, 더 나은 기회 속에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어니의 시선에서는 자유란 바로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행동하는 데서 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는 길버트에게 삶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을 가르쳐줍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며, 삶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법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어니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더 단순하고 솔직하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3. 불타는 집, 사라진 과거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어머니 보니 그레이프가 세상을 떠난 후, 가족들이 집을 불태우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공간의 소멸이 아니라, 길버트 가족이 과거를 마주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집을 태운다고 해서 길버트와 그의 가족이 정말로 자유로워졌을까요? 불타는 집이 의미하는 바를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보니는 오랫동안 집 안에서만 생활하며, 몸을 움직이기조차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가두었고, 가족들 또한 그 공간 안에서 점점 무력해졌습니다. 길버트는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 짓눌렸고, 동생들은 엄마의 존재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집은 가족들에게 ‘보호막’이자 ‘감옥’이었습니다. 외부 세계로부터 그들을 지켜주는 공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변화를 막는 벽이기도 했죠. 길버트가 자유를 원하면서도 떠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집이 주는 익숙함 때문이었습니다. 엔도라라는 마을이 그들을 가뒀던 것처럼, 이 집 또한 가족들이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었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가족들은 그녀의 몸을 운반할 수 없었고, 결국 집을 불태워 그 안에 그녀를 함께 보내기로 합니다. 이는 단순한 장례 절차가 아니라, 가족들이 그동안 짊어졌던 과거와 책임을 태워버리는 행위였습니다. 아마도 불길 속에서 사라진 것은 엄마의 존재와 그녀가 만들어 놓은 삶의 방식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얽매여 있던 과거의 기억, 길버트가 떠나지 못하게 했던 무거운 책임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은것은 가족 간의 유대감, 과거를 극복하려는 용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가 있습니다. 불은 모든 것을 태우지만, 동시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길버트와 그의 동생들은 더 이상 그 집에 속해 있지 않으며,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이 장면을 단순히 해방의 순간으로 해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집이 사라졌다고 해서 길버트와 그의 가족들이 즉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쌓여온 책임감과 감정의 무게는 여전히 그들 안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길버트는 엔도라를 떠나는 선택을 했지만, 그가 진정으로 변했을까요? 과거를 불태운다고 해서 과거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기억과 영향은 여전히 그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으며, 앞으로의 삶에서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진정한 자유란 단순히 얽매이던 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입니다. 길버트가 떠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며, 그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과거의 상처, 책임감, 익숙한 환경에 대한 집착 등, 우리도 어쩌면 길버트처럼 ‘불태워야 할 집’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그렇게 쉽게 과거를 지울 수 없습니다. 집을 태운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선택의 순간이 찾아올 뿐입니다.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과거를 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입니다. 길버트와 그의 가족은 불길을 바라보며 슬픔과 희망을 동시에 경험했습니다. 그들의 자유는 불 속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길버트처럼 과거의 짐을 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입니다. 길버트의 이야기는 우리가 과거와 마주하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결론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길버트는 마치 자신이 가족과 환경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신이 만든 틀 안에서 스스로를 가둬둔 것이었습니다. 그의 기다림은 언젠가 삶이 저절로 바뀔 거라는 희망이었지만 그런 변화는 스스로 행동할 때만 가능할 것입니다. 어니는 발달장애 캐릭터를 넘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장 순수한 감정과 삶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사회적 규칙이나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에서 집을 불태우는 장면은 과거와의 결졀이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집이 사라졌다고 해서 길버트와 가족들이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닙니다. 자유란 과거를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서 비롯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