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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소확행과 뇌과학, 무계획 인생, 귀촌 준비

by borybory-click 2025. 4. 14.

영화 &lt;리틀 포레스트&gt; 관련 사진

 

  • 개봉일: 2018. 02. 28.
  • 장르: 드라마
  • 평점: 9.01
  • 등급: 전체 관람가
  • 러닝타임: 103
  • 감독: 임순례
  • 주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1. 요리에서 찾은 소확행과 뇌과학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말 그대로 ‘작은 숲’처럼 고요하고 평화로운 작품이다. 하지만 그 속엔 도시에서 벗어난 삶, 자연과 호흡하며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요리’라는 일상을 통해 자신을 돌보는 철학이 잔잔하게 깃들어 있다. 혜원이 요리를 준비하고 먹는 장면 하나하나에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감정과 기억, 철학이 배어 있다. 오늘은 이 영화 속 요리를 통해 우리가 왜 '소확행'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것이 뇌 과학적으로도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천천히 들여다본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행복’을 경험하는 그 특별한 과정을 말이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혜원이 제철 식재료로 밥상을 차리는 순간이다. 감자를 갈아 부쳐 먹고, 뽕잎으로 밥을 싸 먹고, 직접 재배한 채소로 국을 끓이고 나물을 무친다.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한 끼처럼 보이지만, 그 속엔 놀라운 감정의 흐름이 숨어 있다. 이 요리들은 혜원의 감정 상태를 반영하는 ‘심리적 거울’이다. 때로는 외로움을 달래고, 때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보듬는다. 또한 영화에서 ‘속도를 늦춘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요리를 통해 표현한다. 도시에서의 삶이 빠른 해결과 끊임없는 효율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시골에서의 삶은 계절에 따라 움직이고, 요리 하나도 서두르지 않는다. 그 안에서 사람은 다시 ‘자신’을 만나게 된다. 이처럼 요리는 단순한 생존 수단이 아닌 ‘감정 회복 장치’로 작용하며, 관객 또한 그런 요리 장면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확행’,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사실 매우 뇌 과학적인 개념이다. 우리의 뇌는 행복한 일을 인식할 때 몇 가지 주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도파민과 세로토닌이다. 도파민은 보상 호르몬으로 불린다. 어떤 행위를 했을 때 만족을 느끼고, 뇌가 ‘이건 좋은 경험이야’라고 판단하게 해준다. 특히 배가 고픈 상태에서 따뜻한 밥을 먹거나, 정성 들여 요리한 음식을 한 입 먹었을 때 도파민이 활발히 분비된다. 이처럼 ‘작은 즐거움’이 도파민을 자극하며, 뇌는 그 경험을 반복하고 싶어 하게 된다. 혜원이 힘든 하루를 마치고 부엌에 앉아 밥을 차려 먹는 장면에서 관객도 무의식 중에 ‘행복감’을 느끼는 건, 뇌가 그 장면을 ‘긍정적인 자극’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감정 조절에 깊이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따뜻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즉 밥이나 감자, 고구마 같은 식재료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돕는다. 그렇기 때문에 <리틀 포레스트> 속 식단은 심리적으로도 매우 안정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그 음식들이 화려하거나 고급스러운 것이 아니라, 어릴 때 할머니나 엄마가 해줬던 한식 스타일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뇌는 익숙함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이 안정은 다시 세로토닌 분비로 이어진다. 결국 혜원의 식사는 시청자에게도 ‘내가 원하던 편안함’이라는 뇌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리틀 포레스트>가 특별한 이유는 음식을 단순히 먹는 장면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요리하는 과정’을 매우 섬세하게 담았다는 점이다. 채소를 다듬고, 물에 헹구고, 볕이 드는 부엌에서 반죽을 하고, 부지런히 불을 조절해가며 조리하는 모습은 시청자에게도 묘한 몰입감을 안겨준다. 이때 우리의 뇌는 일종의 ‘플로우(Flow)’ 상태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는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정의한 ‘몰입의 순간’이다. 플로우 상태에 도달하면 시간의 흐름을 잊고, 자아를 잊고, 단순히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게 된다. 요리라는 행위는 이 상태에 진입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손을 움직이고, 향을 맡고, 열을 느끼고, 맛을 확인하는 과정은 감각을 다채롭게 자극하며 뇌를 완전히 몰입시킨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낮아지고, 긍정적인 감정 상태가 강화된다. 혜원이 그토록 지친 삶에서 회복되는 과정을 보며, 우리 역시 ‘나도 저렇게 요리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되는 건 이 때문이다. 뇌는 음식과 기억을 매우 밀접하게 연결한다. 어떤 냄새나 맛이 특정한 기억을 강렬하게 되살리는 현상을 우리는 ‘프루스트 효과’라고 부른다. 이는 후각과 미각이 해마(기억을 저장하는 뇌 부위)와 편도체(감정을 조절하는 부위)에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위는 단순한 감각 이상의 정서적 경험이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혜원은 종종 과거를 회상하며 요리한다. 엄마가 만들어주던 음식, 어린 시절 계절마다 달랐던 식탁, 친구들과 나눴던 따뜻한 국물. 이 모든 음식은 감정의 추억을 끌어올리는 매개체가 된다. 이는 관객에게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비슷한 음식이나 향을 접했을 때 우리는 ‘그때 그 시절’로 감정적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요리는 단순한 배 채움의 수단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의 통로’가 된다. 혜원이 감자전을 부칠 때마다 느끼는 그 묘한 감정, 뇌는 그것을 ‘과거의 위로’로 받아들이며 감정적으로 안정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너무 빠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정보를 소비하고, 끊임없이 비교하며, 언제나 다음 계획을 세운다. 이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나를 위한 시간’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그 잊혀진 시간 속에서 요리를 통해 자기 자신을 회복하는 방법을 말해준다.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자급자족은 아니더라도, 하루 한 끼쯤은 천천히 자신을 위해 차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간단한 된장국 하나, 계절 나물 한 접시, 따뜻한 밥 한 공기만으로도 우리는 뇌와 몸과 마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실제로도 요리를 매개로 한 심리 치료, 자존감 회복, 불안 완화 등의 효과는 다양한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는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오래 남는 작품이다. 영화 속 요리는 단지 ‘먹는 것’이 아니라 ‘사는 방식’이며, ‘자신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뇌 과학적으로도 요리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자극하고, 플로우 상태를 통해 몰입과 치유를 제공하며, 기억을 통해 감정적 위안을 전달한다. 복잡하고 빠른 세상 속에서 오늘 하루, 나를 위한 요리 한 끼를 준비해보자.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 한 그릇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내 마음을 돌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그 안에 우리가 진짜로 원하던 소확행이 숨어 있다.

 

2. <리틀 포레스트>의 무계획 인생

매 순간 무언가를 계획하고, 성과를 증명하며, 다음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불안한 세상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계획표에 따라 움직이고, 주말마저 ‘생산적인 시간’으로 채우길 요구받는 현실 속에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아주 단순한 질문을 던진다. “꼭 그렇게 살아야 할까?” 혜원은 그저 도시에서 지쳐 돌아와, 계획도 목표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그 일상은 정체가 아닌 회복이며, 방향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이 글에서는 <리틀 포레스트>가 전하는 ‘무계획 인생’의 의미와 그 안에 숨은 심리적, 사회적 가치에 대해 다뤄본다.

혜원이 시골로 내려온 이유는 단순하다. 도시에서 더는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불합격 통보, 직장 내 스트레스,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 속에서 그녀는 소진되었고, 도망치듯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도망친 장소에서 진짜 삶이 시작된다. 시골집에서 그녀는 목표를 정하지 않고, 성과를 계산하지 않으며, ‘오늘 하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살아간다. 아침엔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 배고파서 밥을 짓고, 갑자기 감자전이 먹고 싶어지면 갈아서 구워 먹고, 해가 지면 따뜻한 국 한 그릇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 흐름은 마치 자연처럼 유기적이다. 누군가 보기엔 의미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복 속에서 혜원의 감정은 점차 정돈되고, 망가졌던 자존감이 회복되며, 그녀는 다시 웃을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한 힐링 영화의 감성적 묘사가 아니다. 실제로 인간의 뇌와 심리는 ‘과도한 계획’이 아닌, ‘유연한 흐름’ 속에서 더 건강하게 작동한다.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극심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위한 자율적인 시간이 필요하며, 그 시간이 뇌의 전두엽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 자율적 시간은 반드시 생산적이거나 목적이 있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아무 계획 없이 쉬거나, 산책을 하거나, 요리를 하는 등의 단순한 활동이 뇌에 훨씬 더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감을 호소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을 때 괜히 죄책감이 들고, 쉴 때조차 ‘내가 이래도 되나?’라는 불안을 느낀다. 이런 심리는 어디서 오는 걸까? 바로 ‘계획 중심의 문화’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늘 무언가를 계획하라고 배워왔다. 초등학생 때부터 학습계획표를 짜고, 대학에 가기 위한 로드맵을 그리고, 직장에 들어가면 3년 후 이직, 5년 후 승진, 10년 후 퇴직까지 미래를 짜맞춘다. 이런 삶은 예측 가능성을 주는 것 같지만, 동시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오는 불안, 비교에서 오는 좌절감, 항상 더 나아져야 한다는 압박은 우리를 끝없는 경쟁으로 몰아넣는다.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 역시 그랬다. 도시에서는 계획을 세워도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고, 주변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점점 잃어갔다. 그리고 결국,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돌아온 시골에서, 그녀는 오히려 삶의 속도와 방향을 되찾게 된다. 무계획은 단순히 ‘멍하게 있는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삶을 다시 바라보는 여백이다. 계획에서 벗어나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감각하게 된다. 시골집에서 혜원은 밭에 자라는 작은 풀 하나, 비 내리는 소리, 반죽을 손으로 주물렀을 때의 촉감, 따뜻한 국의 김에서 올라오는 향기에 집중한다. 이런 감각적 경험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게 만들고, 그 안에서 사람은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더 잘 인식하게 된다. 이런 시간을 통해 혜원은 삶의 방향을 다시 정의하게 된다. 이전에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외부 기준에 매달렸지만, 이제는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싶은가’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선 먼저, 무계획의 시간이 필요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로 뛰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누구에게나 권하는 영화가 아니다. 다만, 지금 지쳐 있거나, 방향을 잃었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는 아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혜원처럼 ‘계획을 포기한 시간’을 통해 삶의 진짜 리듬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귀촌하거나, 일정 기간 ‘워킹 홀리데이’ 혹은 ‘갭이어’를 보내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이렇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처음 알았다.” 계획은 때로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계획이 내 삶을 지배하거나, 나를 얽매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계획보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속도’와 ‘나만의 리듬’이다. 무계획의 시간은 그 리듬을 찾기 위한 공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다시 체험하고 구성하는 준비의 시간인 셈이다. 무계획의 삶이 반드시 시골에 가야만 가능한 것도 아니다. 도시 안에서도 잠시 일정을 비워두고, 스마트폰을 꺼놓고, 밥을 직접 해 먹어보고, 하루를 계획 없이 보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건 삶을 컨트롤하려 하지 않고, 그 안에서 ‘흐름’을 느끼는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다시금 진짜 나를 만나게 된다.

<리틀 포레스트>는 지금 이 순간, 목적 없이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보여준다. 무계획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때로는 그것이 가장 필요한 선택일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가끔 멈추어야 하고, 나를 다시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다. 혜원이 그러했듯, 아무 계획 없이 흘러보내는 하루는 결코 헛되지 않다. 오히려 그 안에서 삶은 더 단단해지고, 나라는 사람도 더 또렷해진다. 지금 너무 지치고 힘들다면, 오늘 하루만이라도 계획을 내려놓자. 그 빈틈에서, 당신의 삶이 다시 숨 쉬기 시작할 것이다.

 

3. 현실적 귀촌 준비 리스트

도시의 빠른 리듬에 지치고, 하루 세끼조차 제대로 챙겨 먹기 힘든 일상 속에서 “하루 한 끼면 충분하다”는 말은 어떤 위로처럼 들린다. 누군가는 이 말에 담긴 여유를 꿈꾸며 귀촌을 결심한다. 소박한 삶, 자연 속의 여유, 도시에서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는 시간. 하지만 현실에서의 귀촌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계획 없이 뛰어들면 금방 지치고, 준비 없이 떠나면 더 큰 피로가 돌아올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하루 한 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한 현실적 귀촌 준비 체크리스트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많은 사람이 귀촌을 생각할 때 막연한 이미지부터 떠올린다. 조용한 산골에서 아침 햇살을 맞으며 마당에서 커피를 마시고, 텃밭에서 갓 딴 채소로 요리하며 평온한 하루를 보내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실제 귀촌인의 상당수는 초기 1~2년 내에 도시로 되돌아온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키워드는 하나다. “현실을 몰랐다.”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왜 귀촌을 하려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단순히 도시가 힘들어서인지, 삶의 속도를 바꾸고 싶은 건지, 농사를 짓고 싶은 건지, 혹은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싶은 건지. 하루 한 끼 삶을 지향한다면, 이 삶의 방식이 소비의 축소와 불편함의 수용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귀촌은 새로운 삶의 방식이지, 휴식이 아니다. 도망치듯 떠나는 귀촌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결심이 전제되어야 한다. “시골에선 돈이 안 들어.” 라는 말은 절반만 맞는 말이다. 소비 문화나 유흥이 적고, 자급이 가능한 식재료가 있다 보니 생활비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정착 초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 주택 마련 또는 임대 비용 (매입 시 수천만 원~1억 이상, 임대도 보증금 수백만 원 이상)
  • 리모델링 및 설비 정비 (난방, 수도, 배관, 도배, 전기 등)
  • 농기구 및 텃밭 준비 (괭이, 삽, 호미, 비료, 씨앗, 관수 시설 등)
  • 차량 구매 및 유지 (시골은 대중교통이 불편한 경우가 많음)
  • 의료비, 보험, 통신 등 고정비
  • 수입이 끊겼을 때를 위한 최소 6~12개월 생계비

귀촌 전에는 반드시 지출 예산표를 엑셀 등으로 구체화해보고, 각 항목별로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소소한 비용들이 쌓이면 도심보다 더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귀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디로 갈 것인가’다. 이는 단순한 지리적 위치의 선택이 아니라, 생활 방식과 궁합이 맞는 환경을 고르는 일이다. 예를 들어, 춥고 눈이 많은 강원도는 겨울철 관리가 힘들 수 있고, 제주도는 물가와 교통이 의외로 불편하다. 전라도는 농업 기반이 좋지만 젊은 층이 적어 정착 초반 외로움을 크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이웃과의 거리감’도 중요하다. 도시에서처럼 익명성에 익숙해진 사람은 공동체 중심의 시골 문화가 때론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대로, 공동체가 느슨한 곳에서는 외로움이 더 커질 수 있다. ‘내가 어떤 인간관계를 원하는가’라는 고민이 함께 따라야 한다. 지역을 정하기 전에는 해당 지역에서 계절별로 최소 1~2주 체류해보는 것을 권한다.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의 눈으로 장보기, 쓰레기 처리, 대중교통 이용, 병원 방문 등을 체험해보면 훨씬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하루 한 끼’의 삶은 단순히 한 끼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그 한 끼를 정성스럽게 만들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조리하며, 식사를 중심으로 하루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자급자족형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기초 작물은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따라 달라지며, 작물마다 씨 뿌리는 시기, 잡초 제거, 해충 방지 등 세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기밥솥 하나 없이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지어 먹는 것도 연습과 인내가 필요하다. 현실적인 접근을 위해 귀촌 전 도시에서 작은 화분에 채소 키우기, 주말마다 요리하기, 전기 없이 밥 짓기 같은 활동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 끼 식사를 만드는 데 드는 수고와 시간을 미리 체험하면, 실제 귀촌 후 좌절감 없이 삶을 맞이할 수 있다. 혼자 귀촌하는 경우와 가족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는 준비의 결이 완전히 다르다. 배우자나 아이가 있다면, 그들의 삶의 만족도 역시 귀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 아이가 있는 경우, 교육 환경은 어떤가? (초등학교, 중학교, 학원 거리 등)
  • 배우자는 시골생활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인가?
  •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이 선택에 동의하고 있는가?
  • 의료 접근성은 괜찮은가? (응급상황 대응 가능 여부)

하루 한 끼의 삶이 가족에게는 단순한 ‘식생활 변화’가 아니라 사회적 연결망의 변화, 정체성의 이동을 수반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 다른 이유와 기대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대화와 합의가 필수다. 귀촌의 고비 중 하나는 바로 ‘심리적 고립’이다. 누군가와 쉽게 약속 잡고 카페에서 수다 떨던 일상이 사라지고, 정보와 뉴스에서 멀어지고, 말없이 흐르는 시간이 많아진다. 초반엔 좋지만 몇 달 지나면 ‘내가 세상과 끊긴 듯한 느낌’에 빠지기 쉽다.

이를 예방하려면 나만의 정서적 루틴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 매일 일기 쓰기
  • 식사 전 감사 노트 작성
  • 온라인 독서 모임
  • 일주일에 한 번 마을 장터 참여
  • 영상 통화로 친구들과 꾸준히 연결

귀촌이란 결국 나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물리적인 불편함은 금방 익숙해지지만, 정서적 단절감은 준비하지 않으면 오래 남는다. 특히 '하루 한 끼'처럼 느린 삶을 선택할수록, 감정을 정돈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정서적 안정의 장치가 중요하다. 귀촌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다. 내가 어떤 속도로 살고 싶은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싶은지를 재설계하는 깊은 결심의 결과다. 하루 한 끼의 삶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한 끼를 만들기 위해선 땅과 나의 관계, 시간과 정서의 흐름, 그리고 가족과 공동체와의 연결까지 다 고려해야 한다. 준비 없는 귀촌은 로망이 깨지는 순간이 될 수 있지만, 꼼꼼하게 준비한 귀촌은 삶의 진짜 중심을 다시 찾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조급하지 말고, 천천히 한 걸음씩. 오늘 할 수 있는 준비부터 시작해보자. 소박하지만 확실한 삶은,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