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봉일: 2019. 06. 13.
- 장르: 코미디, 드라마
- 평점: 9.68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26분
- 감독: 닐 버거
- 주연: 브라이언 크랜스톤, 케빈 하트, 니콜 키드먼
1. <업사이드>로 보는 동행
영화 《업사이드(The Upside)》는 단순한 감동 실화 드라마가 아니다. 이 작품은 타인의 삶에 어떻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아주 정교하고 깊이 있게 다룬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전신마비 부호와 무직 전과자의 우정을 그린다. 언뜻 보면 너무도 이질적인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인생을 뒤바꾼다는 줄거리는 전형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업사이드》가 전하는 감동은 전형성 너머에 있다. 단순한 간병과 보호의 관계를 넘어, 진정한 의미의 ‘동행’이란 무엇인지를 되묻고, 우리 모두가 누군가에게 삶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 영화의 배경은 미국 뉴욕의 한 고급 아파트. 부유하지만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필립은 인생에 대한 기대를 잃은 채 살아간다. 한때 모험을 즐기고 문학과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사고 이후, 삶의 대부분을 휠체어 위에서 살아가며 육체적 불편함뿐 아니라 정신적인 허무감 속에 갇혀 있다. 반면 델은 갓 출소한 전과자이자, 직업도 없고 가족과의 관계도 단절된 인물이다. 그는 복지 수당을 받기 위해 간병인 면접을 무성의하게 보러 왔을 뿐이었다.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둘 다 서로에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불편함과 불신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그 불균형에서부터 관계는 시작된다. 델은 필립을 ‘장애인’이 아닌 ‘사람’으로 대했고, 필립은 델을 ‘전과자’가 아닌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보여주는 관계의 진짜 힘은, 무엇을 해주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같이 있는지’에서 출발한다. 델은 필립의 간병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음식 서빙도 서툴고, 의료 기기 사용도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필립에게 유일하게 솔직한 사람이었고, 불편한 진실을 피해 가지 않았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무례해 보일지 몰라도, 그의 존재 자체가 필립에게는 치유였다. 우리가 타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방식은 꼭 무언가를 ‘해줘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심을 다해 곁에 있는 것, 꾸밈없이 상대를 대하는 것, 그리고 그 존재 자체를 존중하는 태도가 훨씬 더 큰 변화를 일으킨다. 델은 필립의 웃음을 되찾게 해 줬고, 필립은 델에게 자존감을 되돌려줬다. 이들은 서로의 삶에 들어오며 각자의 결핍을 채워나갔다. 부유하지만 고립된 필립에게 델은 세상의 활기와 자유를, 반대로 델에게 필립은 책임감과 기회를 선물했다. 그들이 서로에게 준 것은 돈이나 노동이 아니었다. 바로 ‘존재의 인정’이었다. 영화 속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필립이 휠체어에 앉은 채 눈을 감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미소 짓는 장면이다. 델은 그에게 더 이상 ‘죽지 않을 이유’를, 아니 ‘살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줬다. 반대로 델은 필립 덕분에 처음으로 자기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노력하게 된다. 이처럼 변화는 거창한 이벤트나 큰 도움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주 사소한 친절과 꾸준한 진심이 누적되었을 때 비로소 삶을 바꾸는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업사이드>는 ‘도움’과 ‘동행’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도움이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분리되어 있는 관계다. 도와주는 자는 우위에 있고, 받는 자는 열위에 있는 구조다. 그러나 동행은 다르다. 둘은 나란히 서 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계 자체가 목적이 된다. 필립과 델은 처음에는 ‘고용주와 직원’이었지만, 어느새 서로의 인생을 바꾸는 ‘동반자’가 되었다. 진정한 동행은 함께 울고 웃으며,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관계인 것이다. 이 영화는 오늘날처럼 인간관계가 얇고 단절되기 쉬운 사회에서 큰 울림을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힘들 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작 누군가가 진심으로 옆에 있어주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는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감정적으로 깊이 연결된 사람은 거의 없다. 《업사이드》는 이러한 현대인의 외로움 속에서 ‘진짜 관계’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장애, 인종, 계급, 학력 등 모든 배경이 달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은 통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또한 이 영화는 ‘누구나 누군가의 업사이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선 대단한 능력이나 재산이 필요한 게 아니다. 오히려 무심한 말 한마디보다, 불편하더라도 진심을 담은 행동 하나가 더 큰 울림을 만든다. 델이 필립을 웃게 만들었던 수많은 장면들처럼, 때론 서툴러도 진정성 있는 태도가 더 깊은 치유를 불러온다. 마찬가지로 필립이 델에게 준 기회 또한, 세상이 그에게 닫았던 문을 다시 열 수 있도록 도와준 계기였다. 그리고 그 계기는 단순한 ‘용서’가 아니라 ‘신뢰’였다.
《업사이드》는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은 ‘함께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델과 필립의 관계는 우리가 그동안 익숙하게 여겨왔던 간병, 도움, 동정심의 틀을 깨고, 관계의 본질을 보여준다. 함께 있기에 웃을 수 있고, 함께 있기에 아파할 수 있으며, 함께 있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말하는 진짜 동행이다. 우리가 누군가와 진짜 동행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의 삶에 아주 큰 빛이 되어줄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지금, 혹시 내 옆에도 이런 동행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지는 않을까. 혹은 나 역시 누군가의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 《업사이드》는 우리에게 이 질문을 던지며, 다시 한번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인다. “삶을 바꾸는 건 제도도, 돈도 아닌, 결국 사람이라고.”
2. <업사이드>의 삶의 의미
한때 행복은 안정적인 직장, 내 집 마련, 적당한 수입과 건강한 가족을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우리는 이제 그런 틀 안에 갇힌 삶이 반드시 행복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물질적 풍요가 곧 삶의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이 오히려 공허감을 낳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 영화 《업사이드(The Upside)》는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영화는 전신마비 부호 필립과 출소한 전과자 델의 관계를 통해, 삶의 본질은 ‘가진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진실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주인공 필립은 외적으로 보자면 모든 것을 가진 인물이다.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고, 예술을 즐길 줄 알며, 돈 걱정 없이 생활하는 상류층이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 이후 그는 전신이 마비되어 삶의 대부분을 타인에게 의존하게 된다. 더 이상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삶의 의욕마저 잃은 그는 육체의 자유뿐 아니라 정신적인 활기도 잃고 만다. 반면 델은 가진 것이 거의 없다. 직업도, 사회적 신뢰도, 안정된 가정도 없다. 출소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보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고, 어디에서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다. 이 두 사람의 삶은 외형적으로 완전히 반대다. 하지만 영화는 이 두 인물이 서로를 통해 진정한 행복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우리는 종종 ‘갖고 있는 것’에 기준을 두고 행복을 판단한다. 좋은 차, 넓은 집, 고소득, 명문대 졸업장, 사회적 지위 등이 행복의 척도로 여겨지는 것이다. 하지만 《업사이드》는 그런 기준이 얼마나 공허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필립은 돈도 있고 예술도 누릴 수 있는 환경에 있었지만, 누군가와 감정을 나누는 삶이 사라졌을 때 그는 그 어떤 것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유머와 진심, 그리고 인생의 ‘즉흥성’을 지닌 델이 등장하면서 그는 비로소 감정을 회복하고, 삶의 재미를 다시 느끼게 된다. 반대로 델은 필립을 만나기 전까지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필립의 신뢰와 존중을 받으면서 그는 점차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간다. 이런 변화를 통해 영화는 ‘행복은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감동적인 실화 기반이라는 점 외에도, 각 인물이 변화하는 방식이 매우 현실적이라는 데 있다. 필립은 델을 처음부터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델 또한 처음에는 단순히 복지 사인을 받기 위한 면접에 참가한 것이었지 진심으로 간병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계가 쌓여가며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진심이 오가기 시작한다. 이처럼 영화는 ‘한 순간의 사건’보다는 ‘지속되는 시간 속 관계’를 통해 변화와 감정의 회복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행복 역시 하루아침에 찾아오는 감정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서서히 쌓여가는 믿음과 신뢰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연결은 쉬워졌지만, 진짜 관계는 점점 줄어든다. SNS 속 팔로워는 많지만, 정작 아플 때 연락할 수 있는 친구는 적다. 사람들은 타인과 연결되어 있음에도 고립감을 느끼고, 혼자인 듯한 기분 속에 살아간다. 이러한 시대에 《업사이드》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고, 진심 어린 관계 하나가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델이 필립의 인생을 바꾼 것처럼,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인생에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큰 위안이 된다. 또한 이 영화는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도 이야기한다. 필립은 장애인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델은 전과자라는 꼬리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 신체적 제약이나 사회적 낙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과 가능성을 보는 것이 진짜 존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행복은 그 순간 무언가를 이루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이렇듯 《업사이드》는 현실적인 이야기 구조 속에서 매우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행복이 사실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 거창한 성취나 완벽한 조건이 아니라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웃고, 진심으로 대화하며 살아가는 것에서 진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섬세하게 그려낸다. ‘행복의 기준’은 바뀌고 있다. 물질보다 감정, 결과보다 관계, 목표보다 과정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요즘, 《업사이드》는 그 흐름을 정확히 짚어낸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바꾸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그저 말없이 보여줄 뿐이다. “너도 소중한 사람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삶의 전부일 수 있다”라고. 그리고 “너는 이미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지금 당신이 삶에 지쳐 있다면, 혹은 ‘행복’이라는 단어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면, 《업사이드》를 추천한다. 특별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작고 따뜻한 기적을 담은 이 영화는 우리가 잊고 지낸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꺼내보게 만든다. 그리고 조용히 우리 귀에 속삭인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고, 진심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와 지금 함께 있다면,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3. 지역을 초월한 감동
영화 《업사이드(The Upside)》는 2011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영화 《언터처블(Intouchables)》의 미국 리메이크작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프랑스에서는 이미 개봉 당시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며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미국판 리메이크 《업사이드》는 같은 이야기를 문화적 배경이 다른 미국식 감성과 코드로 재해석하면서도, 원작이 지녔던 진심과 감동을 훼손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넓은 관객층에게 감정적으로 깊게 다가가는 데 성공하며, 진정한 '글로벌 감동 영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업사이드》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감을 얻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야기의 ‘보편성’에 있다. 장애인과 간병인이라는 관계는 특정 국가나 계층에만 해당되는 주제가 아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위기, 예상치 못한 사고, 그로 인한 정체성의 혼란, 인간관계의 회복 등 이 영화가 다루는 주제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통하는 인간의 감정 그 자체다. 특히, ‘다름’이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다름 덕분에 서로가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국적을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주인공 필립은 전신마비라는 신체적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상류층에 속하는 인물이다. 반대로 델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속하며,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이 둘의 만남은 우연이지만, 그 관계는 필연처럼 점차 깊어진다. 단순한 고용관계를 넘어선 이들의 관계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바탕이 된 진짜 ‘우정’으로 발전한다. 이들의 우정은 서로의 삶을 바꾸고, 궁극적으로 각자의 존재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만든다. 바로 이 ‘상호 변화’의 구조가 세계 관객들에게 강한 공감을 준 핵심이다. 특히 인종, 계급, 장애 등 여러 차별적 요소를 넘어서 두 사람이 맺는 관계는 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의 축소판과도 같다. 미국은 물론이고, 다양한 인종과 계층이 뒤섞여 있는 다민족 국가들에서 이 영화는 특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단순히 ‘감동적인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이 영화는, 사회적 벽을 허물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국경과 언어를 초월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다. 《업사이드》의 감동은 오직 줄거리나 설정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영화 전체에 흐르는 따뜻한 유머, 날 것 같은 감정, 그리고 솔직함이 관객을 끌어당긴다. 특히 케빈 하트와 브라이언 크랜스톤이라는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은 이 이야기를 더욱 실감 나고 인간적으로 만들어준다. 케빈 하트는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로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브라이언 크랜스톤은 육체적으로는 움직일 수 없지만 내면은 여전히 살아 있는 한 인간의 깊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이들의 호흡은 캐릭터를 통해 관객에게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전달하며, 이야기의 진정성을 한층 끌어올린다. 흥미로운 점은, 《업사이드》가 프랑스 원작을 리메이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서구 리메이크 영화들이 자주 겪는 문화 번역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흔히 문화가 다른 지역에서 리메이크가 이루어지면 원작의 감정선이나 맥락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업사이드》는 미국 특유의 문화적 분위기를 가미하면서도, 원작이 전달하려 했던 인간 중심의 따뜻한 메시지를 그대로 살려냈다. 이 때문에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남미 등 다양한 문화권의 관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리메이크의 모범 사례로 남게 되었다. 영화가 전달하는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 ‘존재를 인정받는 경험’,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가치’는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가치다. 실제로 이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고, “이 영화는 내 이야기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곧, 《업사이드》가 지역적 배경이나 문화적 차이를 넘어선 인간 보편의 감정을 정확하게 건드렸다는 증거다. 특히 간병, 돌봄, 사회적 편견, 가족 간의 거리감 같은 이슈는 모든 사회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영화는 ‘도움’이라는 행위를 단방향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필립이 델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나, 델이 필립을 돌보는 장면들은 모두 ‘상호적인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는 단순히 장애인과 비장애인, 고용주와 직원, 부자와 가난한 자라는 관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는 존재가 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전통적인 역할 구분을 허문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글로벌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공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업사이드》는 단순히 ‘좋은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오랫동안 여운을 느끼게 된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삶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생의 가치란 무엇인가’,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나는 어떤 존재인가’ 같은 질문은 문화와 언어, 국가의 차이를 뛰어넘어 모든 인간이 한 번쯤은 품게 되는 고민이다. 《업사이드》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해 조용하지만 깊은 방식으로 답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답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이라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진실이다. 이 영화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그 단순함과 진정성에 있다. 복잡한 플롯이나 자극적인 연출 없이도, 인간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증명해 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도 이 영화는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전했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만들었다. 각국에서 다양한 문화적 상황 속에서도 동일한 울림을 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이 영화가 다루는 메시지가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업사이드》는 한 국가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전 세계인의 마음에 닿은 작품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영화적 완성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잊고 지낸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 인간관계의 회복, 사회적 편견을 넘는 연대, 그리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까지. 《업사이드》는 이 모든 주제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풀어냈다. 지역을 초월한 감동이란 바로 이런 영화가 전하는 이야기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동시에 같은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라는 점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이 영화는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