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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일주일간 친구> 처음의 반복, 기억의 공백, 일주일 친구

by borybory-click 2025. 6. 28.

영화 &lt;일주일간 친구&gt; 관련 사진

 

  • 개봉일: 2023. 09. 06.
  • 장르: 멜로, 로맨스
  • 평점: 6.83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06분
  • 감독: 임효겸
  • 주연: 조금맥, 린이, 심월, 왕가휘

 

1. <일주일간 친구> 속 처음의 반복

영화 <일주일간 친구>는 기억을 잃는 소녀와 그 소녀의 곁을 지키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 이 영화를 접하면, 단순히 ‘기억상실을 극복하는 로맨스’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영화가 다루는 핵심은 인간관계 속 ‘처음’의 반복이 가져오는 설렘과 동시에 피로를 어떻게 공존시키는지에 대한 심리적인 구조다.

주인공 후지미야 카오리는 일주일이 지나면 친구와의 기억을 잃는다. 새로운 사람과 친해질 용기를 내지만, 매주 월요일이 오면 그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 이 설정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도 때때로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순간을 맞닥뜨린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처음의 반복’이 주는 인간적인 감정과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먼저, 처음의 반복이 주는 가장 긍정적인 감정은 바로 ‘설렘’이다. 누구나 새로운 관계의 시작에는 묘한 두근거림과 기대가 있다. 후지미야가 카오리에게 매번 다가갈 때, 그는 매번 낯선 사람처럼 대해야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특별함을 느낀다. 관객 입장에서도 그 모습은 풋풋하고 아름답다. 익숙해질 틈 없이 반복되는 첫 만남이 주는 신선함은 관계의 매너리즘을 깨트리고, 매 순간을 특별하게 만든다. 하지만 설렘과 동시에 피로감도 쌓인다. 영화 속 후지미야는 매번 처음부터 자기소개를 하고, 같은 질문을 하고, 같은 웃음을 끌어내야 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감정 소모가 아니라, 관계 유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던진다. 과연 매번 처음으로 돌아가는 관계가 진짜 지속 가능한가? 상대가 나를 잊는 상황 속에서도 다시 다가가는 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이 질문은 영화 속 인물들뿐만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인간관계는 끊임없이 ‘처음’을 마주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오래된 관계에서 서로를 다시 알아가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는 설렘과 피로를 동시에 느낀다. 특히 <일주일간 친구>에서 반복되는 처음은 단순히 형식적인 시작이 아니다. 카오리는 매주 기억을 잃으며 자신조차도 자신의 관계를 새롭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설정은 인간의 정체성과 기억, 관계의 의미를 복합적으로 보여준다. 처음의 반복은 후지미야뿐만 아니라, 카오리에게도 심리적 소모를 동반한다. 그녀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까 두렵고, 동시에 새롭게 다가오는 관계에 혼란을 느낀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 같은 심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 관계망이 빠르게 변화하고, 인간관계가 단기적이고 표면적으로 유지될 때, 우리는 매번 새로운 ‘처음’을 마주한다. 새로운 직장, 새로운 모임, 새로운 친구. 그때마다 우리는 같은 질문을 하고, 같은 웃음을 보여주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피로감이 쌓인다. 영화는 이러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후지미야는 카오리에게 다가가면서 점점 지친다. 매주 반복되는 관계 속에서 그는 혼란과 의문을 느끼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이는 처음의 반복이 피로만을 주는 게 아니라, 관계의 깊이를 만드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같은 대사를 주고받고, 같은 미소를 나누면서도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한다. 이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음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진심과 신뢰가 쌓이고, 그 관계는 단순한 표면적 연결을 넘어선다. 또한, 영화는 처음의 반복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고 말한다. 후지미야는 카오리를 통해 자신의 인내심, 진심, 감정을 점검한다. 매번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면서, 그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관계에 어떤 의미를 두는지 다시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반복되는 인간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본다. 이 사람과 정말 친해지고 싶은지, 이 관계가 지속 가능할지, 내 감정이 진짜인지 질문하게 된다. 결국 <일주일간 친구>는 처음의 반복이 단순히 피로하거나 지치는 과정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설렘과 피로가 공존하는 이 복잡한 감정 구조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관계의 본질을 배우며, 때로는 자신의 진심을 확인한다. 잊힐 것을 알면서도 다시 다가가는 후지미야의 모습은 인간관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본능적인 욕구를 잘 보여준다. 현대 사회에서 관계는 점점 가볍고 단기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수록 처음의 반복은 더 자주, 더 빠르게 찾아온다. 우리는 그 속에서 설렘을 느끼고, 피로감을 겪으며, 때로는 포기하고, 때로는 계속 이어간다. <일주일간 친구>는 그런 과정을 담담하게, 그러나 따뜻하게 그려낸다.

결론적으로, 인간관계 속 처음의 반복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것이 주는 설렘은 관계를 새롭게 하고, 피로는 관계의 깊이를 고민하게 만든다. 영화는 그 복합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우리 모두가 겪는 관계의 반복과 성장 과정을 공감하게 만든다. 결국 우리는 처음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더 진짜 관계에 가까워지고, 진짜 자신을 찾아간다.

 

2. 기억의 공백

영화 <일주일간 친구(一週間フレンズ。, One Week Friends, 2017)>는 표면적으로 보면 기억 상실을 겪는 소녀와 그런 그녀를 끊임없이 돕는 소년의 풋풋한 로맨스를 다룬다. 하지만 이 작품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기억’이라는 요소를 통해 인간 정체성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카오리의 반복되는 기억의 공백은 단순히 개인적인 아픔을 넘어,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나라는 존재'의 기준을 흔드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후지미야 카오리는 일주일이 지나면 친구들과의 기억을 잃는다. 가족이나 일상적인 기억은 유지되지만,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은 매주 월요일이 되면 사라진다. 이 설정은 그저 극적인 장치가 아니다. 기억이란 무엇이며,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여전히 ‘나’ 일 수 있는지를 영화는 끊임없이 묻는다. 보통 우리는 정체성을 기억에 기반해 정의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 사람들과의 관계, 내가 겪은 사건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고 믿는다. 하지만 카오리의 경우, 매주 이 기억들이 초기화된다. 그녀는 후지미야와의 대화를 잊고, 함께한 시간도 잊는다. 그렇다면 그런 그녀도 변하지 않는 ‘자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야말로 영화가 던지는 가장 철학적인 메시지다. 흥미로운 점은, 기억의 공백 속에서도 카오리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비록 친구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지만, 그녀의 성격, 말투,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인간 정체성의 복합성과 심리 구조를 드러낸다. 즉, 정체성은 단순한 기억의 축적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면 깊숙한 가치관, 감정의 반응,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나’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영화는 은근하게 보여준다. 후지미야는 매번 처음부터 자신을 소개하고, 관계를 다시 쌓아가야 한다. 카오리는 그 과정을 통해 매주 새로운 감정을 경험한다. 비록 그녀는 과거를 잊지만, 그 순간의 진심과 감정은 여전히 살아있다. 이는 인간이 비록 기억을 잃더라도,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이 결국 정체성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한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영화는 기억의 공백이 관계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시간이 쌓이며 깊어진다. 함께 보낸 시간이 많을수록, 공유한 기억이 많을수록 우리는 친밀함을 느낀다. 그러나 카오리의 경우, 이런 축적의 과정이 매번 리셋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지미야와의 관계는 점차 깊어지고, 카오리 역시 막연한 이끌림을 느낀다. 이는 결국 정체성이나 관계가 단순한 기억의 합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 과정은 우리의 일상에도 통한다. 종종 우리는 과거의 기억 없이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때 정체성은 고정된 과거가 아닌, 현재 느끼는 감정과 선택, 반복되는 행동을 통해 구성된다. 영화는 이 점을 카오리의 기억 공백을 통해 섬세하게 풀어낸다. 더 나아가, 영화는 기억의 공백이 자아 성장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카오리는 비록 기억을 잃지만, 그 상황을 마주하며 매번 새로운 용기를 낸다.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운다. 이는 우리 삶에서도 중요한 메시지다. 완벽한 기억이나 끊어지지 않는 연결만이 자아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때론 상실과 공백 속에서 우리는 더욱 단단한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실제 심리학에서도 기억과 정체성의 관계는 오랜 논쟁거리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특정 기억을 상실해도 기본적인 성향이나 가치관은 유지된다. 이는 <일주일간 친구>가 보여주는 카오리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녀는 자신의 일부 기억을 잃지만, 여전히 자신만의 말투, 조심스러운 태도, 내향적인 성향을 유지한다. 이처럼 영화는 기억과 정체성의 복합적인 관계를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결국 <일주일간 친구>는 기억의 공백을 통해 인간 정체성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과거의 경험과 기억이 나를 규정한다고 믿지만, 영화는 현재의 감정, 순간의 선택, 반복되는 관계 속에서 또 다른 ‘나’가 형성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카오리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겪는 기억의 불완전성과 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아를 동시에 보여준다.

삶은 완벽하게 기억되지 않는다. 우리는 때때로 중요한 순간을 잊고, 상처를 지우며, 누군가를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공백 속에서도 우리는 ‘나’를 유지하고, 관계를 다시 시작하며, 삶을 이어간다. <일주일간 친구>는 그 과정을 담담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풀어낸다.

 

3. 일주일 친구의 인간관계

영화 <일주일간 친구(一週間フレンズ。, One Week Friends, 2017)>는 단순한 청춘 로맨스 영화로 보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겉으로는 기억 상실이라는 설정과 풋풋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매우 현실적인 인간관계의 취약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진지하게 다룬다.

후지미야 카오리는 일주일마다 친구와의 기억을 잃는다. 가족이나 일상적인 기억은 유지되지만, 친구에 대한 기억만은 매주 월요일이 되면 모두 사라진다. 이 설정은 매우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우리의 현실 속 인간관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억 상실은 없더라도,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언제든지 단절될 수 있고, 오해와 상처, 상황의 변화로 인해 관계는 쉽게 흔들린다. 이 영화는 그런 현실을 아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인간관계는 원래 취약하다. 아무리 친한 친구도, 가족도, 연인도 작은 오해, 잦은 소홀함, 예기치 못한 사건 하나로 멀어질 수 있다. 카오리의 기억 상실은 바로 이 인간관계의 불안정성과 취약성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 설정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그 취약성을 단순히 비관적으로만 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카오리의 곁에는 하세 유키가 있다. 그는 매주 반복해서 자신을 소개하고,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의 끈질긴 접근은 인간관계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상징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인간관계는 노력에 따라 회복될 수 있다. 관계가 끊어졌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히 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상대를 향한 꾸준한 진심, 작은 관심, 반복적인 대화와 시간이 쌓이면, 상처 난 관계도 다시 회복될 수 있다. <일주일간 친구>는 바로 이 부분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카오리는 기억을 잃는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데 늘 소극적이다. 매번 관계를 잃는 상실감, 상대를 실망시키는 미안함 때문에 그녀는 자신을 닫아버린다. 이는 현실 속 많은 사람들이 겪는 감정과 닮아 있다. 인간관계의 취약성을 인지하고 나면, 우리는 종종 마음을 닫는다. 더 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또다시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사람을 멀리하게 된다. 하지만 하세 유키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카오리의 취약한 부분을 감싸 안으며, 매주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간다. 이 모습은 인간관계의 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태도를 보여준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 멀어지기보다는, 작은 용기와 반복되는 노력이 결국 관계를 회복시키고, 더 단단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영화는, 인간관계의 취약성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님을 시사한다. 관계가 완벽하지 않고 불안정하기에, 우리는 상대에게 더 집중하고, 더 노력하며, 더 성장할 수 있다. 완벽하게 고정된 관계라면, 우리는 쉽게 안주하고 상대를 소홀히 여길지도 모른다. 관계의 취약성은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관계의 가치를 돌아보게 만든다. 현대 사회에서도 인간관계는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빠른 정보 교류, SNS를 통한 가벼운 연결, 바쁜 일상 속 소통 부족으로 관계는 쉽게 약해진다. 그런 현실 속에서 <일주일간 친구>가 보여주는 반복되는 노력과 회복의 메시지는 더욱 큰 울림을 준다. 또한 영화는 관계 회복의 핵심이 바로 ‘포기하지 않는 진심’ 임을 강조한다. 하세 유키의 끈질긴 관심, 카오리의 작은 용기, 이 모든 요소가 모여 관계는 조금씩 회복되고, 결국 단순한 친구 이상의 깊은 연결로 발전한다. 이는 영화 속 판타지가 아닌, 우리가 일상에서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관계 회복의 방식이다. 물론 영화는 인간관계의 회복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는다. 하세 유키는 지치고, 때론 오해를 받고, 카오리 역시 자신의 한계에 괴로워한다. 이 과정은 현실의 관계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도 진심이 통하면, 관계는 다시 시작될 수 있고, 더 강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일주일간 친구>는 인간관계의 취약성과 회복 가능성을 모두 담아낸다. 우리는 누구나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때로는 관계를 잃는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진심과 반복되는 노력이 있다면, 관계는 다시 시작될 수 있고, 그 안에서 더 성숙한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영화는 가벼운 청춘 로맨스 그 이상의 메시지를 품고 있다. 인간관계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쉽게 흔들리는지, 그리고 그런 관계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를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보여준다. 취약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다시 회복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인간관계를 지속시키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방법임을 영화는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