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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 디 아일> 마리온의 미소, 창고형 마트, 지게차 개봉일: 2018. 11. 22.장르: 드라마평점: 8.65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25분감독: 토머스 스타버주연: 프란츠 로고스키, 산드라 휠러, 피터 쿠스 1. 마리온의 미소독일 영화 《인 디 아일(In the Aisles)》은 대사가 많지 않은 작품이다. 인물들은 감정에 대해 길게 설명하지 않고, 화려한 음악이나 극적인 장면으로 감정을 끌어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정적인 화면과 차분한 톤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미세한 표정과 움직임으로 그들의 내면을 전한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이 바로 ‘마리온’이다. 마리온은 말보다는 미소로 자신의 감정을 전한다. 그리고 그 미소는 단순한 친절이나 사회적 제스처를 넘어서, 그녀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은근히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다.마트라는 공간.. 2025. 9. 27.
영화 <마미> 엄마와 아들, 스티브와 다이앤의 대화, 카메라 움직임 개봉일: 2014. 12. 18.장르: 드라마평점: 8.78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38분감독: 자비에 돌란주연: 앤 도벌, 안토니 올리버 피론, 수잔 클레망 1. 엄마와 아들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미》(Mommy, 2014)는 '모성'이라는 단어에 내포된 무조건적인 사랑의 신화를 무너뜨리는 영화다. 이 영화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따뜻하고 헌신적인 엄마와 아들 사이의 사랑을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를 파괴하고 마는 이중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특히 다이앤과 스티브, 이 두 모자의 관계는 사랑이라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과 책임, 죄책감, 그리고 끝없는 후회를 끌어안은 채 흘러간다. 영화는 이 모성과 자식 간의 관계를 현실적이고 잔혹할 만큼 솔직하게 그려내며.. 2025. 9. 26.
영화 <단지 세상의 끝> 일상의 고요함, 돌아온 자, 침묵 문화 개봉일: 2017. 01. 18.장르: 드라마평점: 7.66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99분감독: 자비에 돌란주연: 나탈리 베이, 뱅상 카셀, 마리옹 꼬띠아르, 레아 세이두, 가스파르 울리엘 1. 속 일상의 고요함2016년 자비에 돌란 감독의 영화 《단지 세상의 끝(It’s Only the End of the World)》은 말 그대로 조용한 충격을 주는 작품이다. 비극적인 사건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감정을 격하게 토해내는 장면도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무겁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는 단지 등장인물의 대사나 표면적인 이야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말하지 않음, 표현하지 않음, 그리고 감정과 감정 사이의 틈이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가족이.. 2025. 9. 26.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체호프 희곡, 자동차의 해방감, 리메이크 개봉일: 2021. 12. 23.장르: 드라마평점: 8.67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79분감독: 하마구치 류스케주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우라 토코 1. 체호프 희곡의 영화에 미친 영향체호프의 희곡은 인간의 내면과 삶의 미묘한 결을 깊이 있게 탐구한 문학적 유산으로, 현대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영화 는 체호프의 대표작 를 무대 위에 올리면서, 문학과 영화가 어떻게 서로 교차하고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체호프 희곡의 특징과 그것이 영화적 서사와 연출에 어떤 방식으로 스며들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인간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독창적 희곡을 창작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 , , 는 겉으로 보기에는 .. 2025. 9. 25.
영화 <애프터 양> 감정 있는 기계, 인공지능의 기억, 영혼 없는 존재 개봉일: 2022. 06. 01.장르: 드라마, SF평점: 8.21등급: 전체관람가러닝타임: 96분감독: 코고나다주연: 콜린 파렐, 조디 터너스미스, 저스틴 H. 민 1. 감정 있는 기계기계에게 감정이 있다면, 우리는 그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영화 은 이러한 질문을 넘어서, 감정을 가진 기계가 보여주는 '슬픔'의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미래형 로봇 기술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기계라는 존재가 인간의 감정 구조와 어떻게 접점을 가지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감정을 가진 기계가 느끼는 슬픔은 인간의 슬픔과 같은 깊이를 가질 수 있을까, 아니면 그것은 프로그래밍된 반응일 뿐일까. 이 글에서는 영화 속 '양'이라는 존재를 통해, 감정을 지닌 기계가 보여주는 슬픔의 본질.. 2025. 9. 25.
영화 <환상의 빛> 빛과 어둠, 감정 억제 표현법, '참음'의 미학 개봉일: 2016. 07. 07.장르: 드라마평점: 8.17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09분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주연: 에스미 마키코, 나이토 타카시, 아사노 타다노부 1. 속 빛과 어둠영화 은 일본 영화 특유의 정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지닌 작품으로, 슬픔과 상실, 기억과 시간의 흐름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연출 요소 중 하나는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한 시각적 구도이다. 단순한 명암의 배치가 아니라, 인물의 내면 상태, 정서의 움직임, 존재의 상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도구로서 빛과 어둠이 활용된다. 감독 이와이 순지는 이 영화 속에서 말보다 조명과 프레임으로 더 많은 것을 말하며, 관객의 무의식 깊은 곳까지 감정을 스며들게 만든.. 2025.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