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55

영화 <서약> 관계의 유효기간, 재레미의 관점, 인지손상 이후 감정 기본 정보개봉일: 2012. 03. 14.장르: 드라마, 로맨스평점: 8.26등급: 15에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04분감독: 마이클 수주연: 레이첼 맥아덤즈, 채닝 테이텀 1. 속 관계의 유효기간은 감정인가 기억인가영화 은 단순한 멜로드라마가 아니다. 기억을 잃은 아내와,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넘어, 이 작품은 감정과 기억의 본질, 그리고 그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힘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이고 실존적인 물음을 던진다.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감정인가, 기억인가. 혹은 그것들을 넘어서는 무언가, ‘의지’ 혹은 ‘선택’인가. 영화는 이 복잡한 물음에 대해 감정과 실천, 기억과 현재의 중첩을 통해 대답을 시도한다.페이지는 사고 이후 남편 리오에 대한 기억을 잃는다... 2025. 4. 3.
영화 <그린북> 갑옷 연주복, 손글씨 편지, 크리스마스 저녁 식탁 기본 정보개봉일: 2019. 01. 09.장르: 드라마평점: 9.54등급: 12세 이상 관람러닝타임: 130감독: 피터 패럴리주연: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1.셜리 박사의 연주복은 갑옷영화 은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인종과 계급의 두 남성이 고된 여행을 함께하며 조금씩 관계를 바꿔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일상의 작은 장면들을 통해 인물의 정체성과 사회 구조를 드러낸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시각적 상징은 셜리 박사의 ‘연주복’이다. 단순히 클래식 연주자에게 필요한 무대 의상을 넘어, 이 복장은 셜리의 정체성과 내면의 방어기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회적 갑옷’이었다.셜리 박사는 클래식 피아니스트다. 그는 인종.. 2025. 4. 3.
영화 <고흐, 영원의 문> 자연주의 회화, 감정 전달, 살아있는 그림 기본 정보개봉일: 2019. 12. 16.장르: 드라마평점: 8.36등급: 12세 이상 관람러닝타임: 111분감독: 줄리안 슈나벨주연: 윌램 대포, 오스카 아이삭, 매즈 미켈슨, 루퍼트 프렌드 1. 자연주의 회화 예술가의 삶을 다룬 영화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줄리안 슈나벨 감독의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유독 특별하다. 단순한 삶의 재현이 아닌, 예술가의 시각을 관객의 감각 속으로 이식하려는 시도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그가 세상을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를 감각적 영상 언어로 풀어낸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연주의 회화’의 감성을 영화로 번역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회화와 시네마가 만나는 접점에서 이 영화는 독자적인 미학을 완성한다.줄리안 .. 2025. 4. 2.
영화 <플립> 나무, 계란, 청소년 감정 표현 교육 기본 정보개봉일: 2017. 07. 12.장르: 멜로, 로맨스평점: 9.11등급: 12세 이상 관람러닝타임: 90감독: 로브 라이주연: 매들린 캐롤, 캘런 맥오리피 1. 나무에 대한 집착 - 줄리의 상실 트라우마영화 (Flipped)은 단순한 청소년 로맨스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감정의 결핍, 심리적 성장, 환경적 상처 같은 복잡한 정서적 층위가 촘촘히 짜여 있다. 줄리 베이커라는 소녀가 한 나무에 보이는 깊은 애착은 단순한 자연 사랑이나 낭만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줄리의 삶을 지탱해온 정서적 기둥이자, 불안정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한 감정적 피난처였다. 플라타너스 나무는 줄리의 기억 속 가장 안정된 장소이며, 정체성을 지탱해주는 상징적 구조물로 기능한다.줄리가 이 나무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내 .. 2025. 4. 1.
영화 <카페 벨에포크> 기억 조작, 세트 디자이너 시선, 과거 체험 산업 기본 정보개봉일: 2020. 05. 20.장르: 코미디평점: 8.77등급: 15세 이상 관람러닝타임: 115감독: 니콜라스 베도스주연: 다니엘 오떼유, 기욤 까네, 도리아 틸리에, 화니 아르 1. 속 기억 조작의 윤리적 문제사람의 기억은 정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끊임없이 다시 쓰이는 감정의 흐름이다. 인간의 뇌는 정보를 저장하는 것뿐 아니라, 기억을 재해석하고 왜곡하는 능동적인 기관이다. 영화 는 이러한 기억의 본질을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구현하며, 그 과정에서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들이 발생된다. 이 작품은, '기억을 재현하고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영화 속 주인공은 1970년대의 한 카페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던 그 순.. 2025. 4. 1.
영화 <청설> 제목 의미, 드러나지 않는 감정, 보는 청각 영화 기본 정보개봉일: 2024. 11. 06.장르: 드라마, 멜평점: 8.27등급: 전체 관람가러닝타임: 109분감독: 조선호주연: 홍경, 노윤서, 김민주 1. 제목의 의미 - 소리와 말 그리고 숨겨진 진조선호 감독의 2024년 영화 은 제목부터 다층적인 의미를 품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두 글자에 불과하지만, 이 두 글자는 영화 전체의 분위기, 인물의 관계, 그리고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정서적 세계관을 응축하고 있다.‘청설(聽說)’은 중국어나 한자어 기반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으로, 직역하면 “들은 이야기”, “풍문” 또는 “소문에 의하면”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이 단어를 한 글자씩 쪼개면 그 안에 더욱 깊은 철학이 숨어 있다. ‘聽(들을 청)’과 ‘說(말씀 설)’, 말 그대로 ‘듣고 말함’이.. 2025.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