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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선생 김봉두> 어린이의 시선, 감성교육, 책상과 운동장 개봉일: 2003. 03. 28.장르: 코미디, 드라마평점: 9.02등급: 12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17분감독: 장규성주연: 차승원 1. 어린이의 시선으로 본 김봉두영화 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그저 ‘촌스러운 교사가 산골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이라는 외피 아래에는 꽤 진지한 사회적 시선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시선’이 있다. 바로 아이들이 바라보는 어른의 모습, 그중에서도 김봉두라는 인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영화가 어른의 시선에서 아이를 해석하는 반면, 이 영화는 거꾸로 간다. 아이들의 반응과 태도가 김봉두라는 인물을 해석하는 하나의 거울처럼 기능하며, 그 거울은 때로는 냉정하고 때로는 따뜻하게 김봉두의 민낯을 드러낸다.김봉두는 처.. 2025. 5. 4.
영화 <굿 라이어> 성공한 거짓말, 엘리베이터와 계단씬, 속는 자 개봉일: 2019. 12. 05.장르: 스릴러평점: 8.80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09분감독: 빌 콘돈주연: 헬렌 미렌, 이안 맥켈런 1. 성공한 거짓말이 뇌에 주는 보상 시스템거짓말이 성공했을 때 느끼는 쾌감은 단순한 기분이 아니다. 그것은 실제 뇌에서 분비되는 보상 신경전달물질의 결과이며, 이 생물학적 작용은 반복될수록 강화된다. 영화 의 주인공 로이는 단순한 사기꾼이 아니다. 그는 상대의 심리를 교묘하게 읽고, 서사의 흐름조차 조작할 수 있는 노련한 전략가다. 그가 치밀하게 계획한 사기가 성공할 때마다, 관객은 단순한 반감이나 혐오보다는 묘한 긴장과 흥미를 함께 느낀다. 이 감정은 사실 관객만 느끼는 게 아니라, 로이 자신도 느끼는 감정이다. 아니, 어쩌면 훨씬 더 크고 짜릿한 보상감.. 2025. 5. 3.
영화 <다시, 봄> '손'의 움직임, 과거로 가는 감정, 배경음악 개봉일: 2019. 04. 17.장르: 드라마평점: 8.63등급: 12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04감독: 정용주주연: 이청아, 홍종현 1. 속 '손'의 움직임에 담긴 언어영화 을 다시 떠올려보면,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몇 있다. 그중에서도 여주인공 ‘은조’가 사람들과 마주하거나 혼자 있는 장면에서 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유심히 보면, 말보다 훨씬 더 많은 감정과 상태가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종종 감정이 복잡할수록 말이 줄고, 몸짓이나 작은 습관들이 더 많아진다는 걸 알고 있다. 은 그런 점에서 손이라는 신체 부위를 통해 무의식적인 감정의 파동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영화다.처음 영화를 보면 손의 움직임은 아주 사소하게 느껴진다. 컵을 잡는 장면, 아이의 사진을 쓰다듬는 손짓, 침대.. 2025. 5. 3.
영화 <나랏말싸미> 지식 해방, 국어교육의 철학, 디자인 혁명 개봉일: 2019. 07. 24.장르: 드라마평점: 6.72등급: 전체 관람가러닝타임: 110분감독: 조철현주연: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1. 핵심은 지식 해방영화 〈나랏말싸미〉는 조선의 제4대 왕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가치는 단순히 한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훈민정음의 창제는 한 나라의 문자 체계를 새로 만들었다는 역사적 사건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지식의 해방’, 즉 정보와 권력의 탈중앙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한 행위였다. 그 핵심을 간파하지 못하면 우리는 이 영화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당시 조선 사회는 지식과 정보가 극단적으로 중앙화되어 있었다. 글을 아는 자는 오직 양반 사대부뿐이었고, 일반 백성은.. 2025. 5. 2.
영화 <나이브스 아웃> 집의 계단, 가부장제의 몰락, 블랑의 억양 개봉일: 2019. 12. 04.장르: 미스터리, 스릴평점: 8.94등급: 12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30분감독: 라이언 존슨주연: 다니엘 크레이그, 크리스 에반스, 아나 데 아르마스, 제이미 리커티스, 토니 콜렛, 마이클 섀넌, 돈 존슨 1. 에서 집의 계단라이언 존슨 감독의 〈나이브스 아웃〉은 고전적인 미스터리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지만, 그 내부에는 날카로운 사회 분석과 계급 구조에 대한 통찰이 숨어 있다. 누군가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이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누가 죽였는가'가 아니라, '누가 위에 있고 누가 아래에 있었는가' 그리고 '어떻게 위와 아래가 바뀌게 되었는가'이다. 그 상징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장치가 바로 영화의 중심 무대인.. 2025. 5. 2.
영화 <퍼스트 리폼드> 인간 존재의 불안, 고백, 기후 우울증 개봉일: 2019. 04. 11.장르: 드라마평점: 8.13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러닝타임: 113분감독: 폴 슈레이더주연: 에단 호크, 아마다 사이프리드 1. 인간 존재의 불안, 종교가 줄 수 있는 답은?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점점 더 많은 선택지를 마주하게 되었고, 그만큼 더 많은 불안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기술은 발전했고, 문명은 진보했지만, 오히려 인간은 존재론적 고독 속에 더 깊이 빠져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대에 영화 는 정적인 화면과 느린 호흡 속에서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안을 섬세하게 들춰낸다. 이 영화는 액션이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도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에단 호크가 연기한 ‘톨러 목사’는 겉으로는 조용하고 침착해 보이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는 인물이.. 2025. 5. 1.